[한 편의 시] 이해인 수녀님의 “12월의 기도”

참 어둡고 긴 터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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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없는 무언가에 이끌려, 우연이 필연이 되고, 필연이 우연이 되었습니다.

이제 2015년은 가고 2016년 병신년이 밝아옵니다.

세상은 모르는 것투성이고, 오늘도 내일도 모두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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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에 될 수 있으면 오늘을 계획하지 않았듯이, 오늘 내일을 계획하지 않으려 다짐합니다.

흐르는 물처럼, 떠도는 구름처럼 자유로운 영혼으로….

아는 사진가 한 분께서 남기신 한 편의 시를 마음에 들어 옮겨 와 시렸던 2015년을 훌훌 나려 보냅니다.

이해인 수녀님의 “12월의 기도”입니다.

12월의 기도 - 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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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해가 가 버린다고
한탄하며 우울해하기 보다는
아직 남아 있는 시간들을
고마워하는 마음을 지니게 해 주십시오

한 해 동안 받은 우정과 사랑의 선물들
저를 힘들게 했던 슬픔까지도
선한 마음으로 봉헌하며
솔방울 그려진 감사카드 한 장
사랑하는 이들에게 띄우고 싶은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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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또 살아야지요
해야 할 일 곧잘 미루고
작은 약속을 소홀히 하며
남에게 마음 닫아 걸었던
한 해의 잘못을 뉘우치며
겸손히 길을 가야 합니다.

같은 잘못 되풀이하는 제가
올해도 밉지만
후회는 깊이 하지 않으렵니다.
진정 오늘밖엔 없는 것처럼

시간을 아껴쓰고
모든 이를 용서하면
그것 자체로 행복할텐데
이런 행복까지도 미루고 사는
저의 어리석음을 용서하십시오

보고 듣고 말할 것
너무 많아 멀미나는 세상에서
항상 깨어 살기 쉽지 않지만
눈은 순결하게
마음은 맑게 지니도록
고독해도 빛나는 노력을
계속하게 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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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엔 묵은 달력을 떼어내고
새 달력을 준비하며
조용히 말하렵니다.
가라 옛날이여
오라 새날이여
나를 키우는데 모두가 필요한
고마운 시간들이여…….



아듀 2015, 웰컴 2016

지긋 지긋했던 2015년 잘가고, 2016년 Best of Luck, 모두 대박되시길 바랍니다.

2015년을 “12월의 기도 – 이해인님” 한편의 시를 함께 음미하며 보내며, 새롭고 반가운 마음으로 2016년을 맞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