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딸에게

제게 생명이 주어졌습니다.

나는 왜 제게 생명이 주어졌는지 모릅니다.

이유는 모르지만, 이 주어진 생명 땜에 숱한 날들을 울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도 울고 있습니다.

난 내게 생명이 주어진 것이 싫었습니다.

아주 아주 오래전 어렸을 적부터 그랬습니다.

딸에게

왜? 왜? 라는 의문은 삶의 후반기를 살아가는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혹, 제 딸이 이 글을 보면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봐 염려도 되지만 그럴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제 딸은 저를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

아버지로서 역할을 제대로 못 했기 때문입니다.

바보같이, 늘 무기력한 모습의 아버지는, 정말, 바보 같습니다.

그렇지만 어쩌겠습니까?

딸도 딸의 삶이 있으면, 나도 나의 삶이 있습니다.

어떤 길로 가건, 그건 운명이자 숙명이기도 합니다.

바보 같은 삶이건, 빛깔 나는 삶이건, 어차피 종국에서는 한 곳에서 만날 것입니다.

딸아….

아빠 너무 미워하지 마라….

딸도 딸의 삶이 있는 것처럼, 나도 나의 삶이 있단다.

딸에게

나도 아버지를 한 때 원망했단다.

그렇지만, 아버지도 아버지의 삶이 고단했을 수도 있었다는 생각에 미쳤을 때, 아버지를 이해하게 되었단다.

아버지와 나는 부모, 자식 간의 관계이지만, 다시 보면, 부모나 자식이라는 인연으로 만난 것이란다.

즉, 원망의 대상은 아니라는 이야기일 수도 있단다.

아버지 역할을 못 하는 아빠를 만난 것도 네 운명이다.

너와 나는 아버지와 딸의 운명으로 만난 것일 수도 있단다.

아주 아주 훗날에

주어진 삶, 아름답게 살다가, 천상에서 가장 찬란한 빛이 네게 눈부시게 내리쬐는 날, 그때 아름답고

고운 인연으로 아빠를 기억해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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