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란 무엇인가? – 의미의 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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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란 무엇인가? – 의미의 부여

옳고 그름, 즉 우리가 말하는 정의(正義)의 많은 부분이 인간이 부여하는 의미에 따라 달라집니다.

한가지 예를 들면, 생명의 가치에 대한 것입니다.

정의란 무엇인가? | Justice: What's the Right Thing to Do?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생명 존중의 가치는 무조건적으로 숭상할 만 하다고 믿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한편으로 생명을 식육하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친구나 가족처럼 대하기도 합니다.

개나 고양이를 반려동물, 가족처럼 생각하기도 하지만, 또 다른 곳에서는 음식으로 먹기도 합니다.

그런데 내가 개나 고양이를 반려동물로 삼고있다해서 타인의 식육행위가 나쁜 것일까요?

보통의 사람이라면, 당연히 잔인한 행위이며, 절대 용납되어서는 안될 나쁜 행위라 여길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러면 다른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정의는 대상물에 대한 인간의 의미부여에 따라 달라진다.

인도에서는 소를 신성한 동물로 숭상합니다.

반면에 다른 국가에서는 어떨까요?

대부분 식용으로 먹습니다.

즉, 소를 신성시하는 힌두교인의 입장에서 볼 때 소를 식육하는 행위는 절대 용납되어서는 안될 나쁜 행위이지만, 여타의 국가에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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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는 어떤가요?

한국인이 많이 좋아하는 삼겹살은 돼지 고기입니다.

만약 이슬람교인이 옆에 있었다면 어떨까요?

이슬람교에서는 돼지를 식육하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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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ice : What’s the Right Thing to Do? – Ascription of Meaning

또다른 예를 들어볼까요?

한국에서는 비둘기를 평화의 상징이며, 살육해서는 안되는 것으로 여기지만, 가까운 나라 중국에서는 가장 좋아하는 고기 종류이기도 합니다.

인간이 부여하는 의미에 따라 대상물의 가치가 결정된다.

우리가 비둘기 고기를 먹어서는 안될, 먹으면 벌 받을 것 같이 께름직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우리가 ‘비둘기에 대해 부여한 의미’ 때문입니다.

개, 소, 돼지 등도 사람들이 부여하는 의미에 따라 한쪽에서는 가족이나 신성시하는 생명이며, 또 다른 쪽에서는 ‘식용하는 고기’로 둔갑합니다.

좀 오래전에 ‘정의란 1. 시대적 공간적 배경 요소’에 따라 달라지며, ‘2. 정의는 유동적이다’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사실 동물에 대한 가치 차이뿐만 아니라 세상의 많은 일들이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예술품은 또 어떤가요?

한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는 수천억원 이상을 호가하는 미술 작품입니다.

세상 사람들에 의해 그렇게 가치가 형성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모나리자’라는 미술 작품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이 작품을 길에서 주웠다칩시다. 그는 이 작품을 어떻게 취급할까요?

그는 고물이나 하찮은 쓰레기 정도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럴 개연성이 충분히 높습니다.

즉,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미술 작품 ‘모나리자’는 사람들의 의미 부여에 따라 그 가치가 매겨져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어떤 일이나 사건, 또는 물건, 대상물의 가치와 정의는 사람들이 그것에 대해 부여하는 의미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의(正義)는 시대적 공간적 배경요소에 따라 달라지며, 또한 유동성이 있습니다.

관념의 벽

이렇듯 세상의 많은 것들이 인간이 부여하는 의미에 따라 그 가치가 성립하거나 옳고 그름의 기준이 생깁니다.

문제는 사람에게 이러한 옳고 그름의 기준이 생기면 관성에 따라 항상 그 기준을 적용하려는 습관 즉 ‘관성’에 지나치게 매몰되기 쉽다는 점입니다.

당초에 그런 기준을 가지게 된 근원을 망각하고 폭넓은 사고는 뒷전이고 무조건적이고, 타인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는, 쉽게 건드릴 수 없는 아집 같은 게 생겨난다는 것입니다.
관념의 세계일 뿐인데 말이죠.

관념의 벽은 이렇듯 무섭습니다.

원효대사의 해골 물[1]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고, 화염경의 일체유심조[2] 또한 이와 연결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상으로

오늘은 ‘정의에 대해 인간이 부여하는 의미’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살펴보았습니다.

각주

[1] 원효대사의 해골 물 :

원효대사가 노숙하던 밤중,  목이 너무 말라 잠결에 깨어 어둠 속에 더듬다가 마침 곁에 웬 바가지에 물이 담겨있는 걸 발견했습니다.
마침 잘되었다 싶어서 원효대사는 그 물을 벌컥벌컥 들이켰습니다. 아주 달게 물을 들이켜고는 바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원효대사는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습니다. 아니 이게 웬일… 어제 그렇게 달게 들이켰던 바가지의 물이
해골에 고인 빗물이었습니다. 해골 물……. 헉.. 원효대사는 순간 구역질이 나서 토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순간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사물에는 그 자체에 깨끗함, 더러움도 없으며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는 것이죠, 그 후로 원효대사는 해골 물의 가르침으로 당나라 유학길을 그만두게 됩니다.

[2]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화엄경〉의 핵심사상을 이루는 말로 “모든 것은 오직 마음이 지어낸다”라는 뜻이다. 유식(唯識)에서는 일수사견이라는 비유를 든다.

“우리는 행복과 불행은 상황에 따라 또는 환경에 따라서 온다고 생각하는데 매우 큰 착각이다. 행복과 불행은 마음에서 지어내는 것. 그 누구도 날 행복하게 할 수 없고 불행하게도 할 수 없다. 오직 마음이 자신을 스스로 행복하게 하고 불행하게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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