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시 한편] 사랑 – 김용언

[서울 지하철 시 한편] 사랑 – 김용언

지하철 시 한편

 사랑  [ 김용언, 서울 지하철에서 ]

편지를 보냈다

보고 싶다고

 

답장이 왔다

보고 싶으면 네가 와라

 

갑자기 보고 싶은 마음이 사그라졌다

 

편지를 썼다

가고 싶은 마음이 아니라고

 

답장이 왔다

날이 밝는 대로 달려오겠단다 [끝]

한편의 시 사랑 김용언 - 무궁화 사진

새털같은 자존심, 인간의 마음

어느 날 지하철로 이동 중에 환승역에서 시 한 편이 문득 눈에 들어왔다.

지하철에서는 다음 열차를 기다리다 보면 문득문득 스크린 도어에 쓰여 있는 시를 보게 된다.

그냥 무심코 지나치는 것도 있고, 대기 시간 또는 머무르는 시간이 길다 보면 본의건 본의 아니건 시를 읽게 된다.

김용언 님의 ‘사랑’은 다른 호선의 열차로 갈아타기 위해 이동 중에 보게 되었다. 종종걸음으로 가는데 눈에 띄었고, 처음에는 그냥 지나쳤으나 돌아와서 다시 보게 되었다.

문득 이 시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가 머리를 스치고 지났기 때문이었다. 갑자기 머리가 ‘띵’했다.

글에서 두 사람의 관계가 사랑하는 사이인지 친구 사이인지는 모른다. 그러나, 두 사람은 서로 막역하고 가까운 사이임은 분명하다.

나이가 들면서 사람들은 자존심에, 편견에, 옹고집 같은 마음들이 생겨난다.

평소에, 세월에, 생활에 젖어있다 보면 이런 편린들에 함몰되어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 본질을 망각할 때가 많다.

이 시에서는 이러한 편린을 보게 된다. 그리고 나를, 우리를 돌아보게 한다.

아무것도 아닌 새털 같은 자존심을 지키겠다고 정작 중요한 것들을 놓치고 있는 현대인의 모습을 보고 자각과 반성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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